“싼 곳 가자니 불안” 천차만별 성형수술 가격, 기준은

가슴 성형을 고민하던 회사원 이모(28)씨는 강남 성형외과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물방울 모양 보형물 가슴 성형 비용이 병원에 따라 수백만원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씨는 “물방울 성형이 다른 가슴 수술보다 비싸다는 말은 들었지만 병원별로 이렇게 가격차가 클지 몰랐다”고 말했다.

압구정 대형 병원 가격이 기준… 의사 수술 경험 등 챙겨봐야

성형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원래 정가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가격 차이는 꽤 심한 편이다. 성형외과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병원 간 경쟁이 극심해진 게 한 요인이다.

성형외과 관계자들은 대개 쌍꺼풀은 100만~150만원, 하안검(눈 밑 피부 개선) 120만~150만원, 코 200만~300만원, 얼굴 윤곽(턱) 700만~800만원, 양악수술 1500만원 선으로 말한다. 하지만 이보다 싼 곳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인터넷 성형 카페 등에선 ‘안면 윤곽·눈·이마·코·무턱 등 얼굴 전체 성형이 990만원’이라든지 ‘얼굴 전체 리프팅과 귀족수술(코와 뺨이 만나는 부위를 올려주는 수술)+α 절반 값인 250만원에 제공’이라고 쓴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셜 커머스에 나온 성형수술 할인 폭도 내세우는 가격의 50%를 웃돈다.

이모(37·여)씨는 “무조건 싼 곳을 가자니 ‘싼 게 비지떡’일까 싶어 불안하고, 비싼 곳에 가자니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괜히 웃돈을 주는 게 아닌가 싶어 꺼림칙하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대형 성형외과 직원 김모(36·여)씨는 “압구정역 주변의 I나 G·R 성형외과 등 대형 성형외과를 기준으로 인근 성형외과 시세가 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성형외과를 기준으로 압구정동에서는 병원별로 10~20%가량 올리거나 내려 받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고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어린 강남역은 이보다 싼 편이고, 청담동은 거꾸로 좀 더 비싼 편이다.

그렇다면 저가 성형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걸까. 또 다른 성형외과 직원 임모(34)씨는 “성형외과는 원체 경기를 많이 타기도 하지만 병원별로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편”이라며 “환자가 별로 없는 작은 의원급 병원이 큰 폭으로 할인을 한다”고 말했다.

유명 대형 병원이라고 전혀 할인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김모씨는 “환자가 다른 환자를 추천하면 5~10%, 병원 직원의 친인척이면 10~20% 깎아주는 게 일반적”이라며 “성형외과는 상담실장이 가격 책정 권한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담실장과의 협상을 통해 더 큰 할인을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라 성형수술비 할인은 불법이 아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누가 봐도 말이 안 될 정도로 할인 폭을 크게 내세우면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이 모호하다.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에 환자를 유인·알선하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이 역시 허점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할인 폭이 클수록 고객을 많이 끌 수 있기 때문에 마지노선을 미리 정해놓고 가격을 좀 높여 부른 뒤 깎아준다고 하는 병원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전문의는 “소셜 커머스 업체와 의사가 직접 돈을 주고받지만 않으면 괜찮다”며 “병원 측에 환자를 공동구매 형식으로 모아 줄 테니 이익금을 나눠 달라고 접근하는 브로커도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는 상담실장을 통해 할인을 많이 받았다는 이유로 수술을 결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진형 다우성형외과 원장은 “상담실장하고만 상담한 뒤 수술을 결정하면 안 된다”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꼭 직접 수술할 의사와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혁 위드성형외과 원장도 “소비자는 어떤 의사가 수술을 얼마나 잘 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을 오랫동안 같은 입지에서 잘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요즘은 서로 수술 결과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가 많으니 그런 정보를 통해 실력 있는 병원을 추려낸 뒤 직접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병원을 골랐다가 재수술을 하느라 오히려 더 큰 돈이 들 수도 있다”며 “일부 병원은 수술 경력이 1~2년차밖에 되지 않는 월급 의사를 고용해 저렴한 가격에 시술 건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싼 곳 가자니 불안” 천차만별 성형수술 가격,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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